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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테이블 칼럼] 본문 2부 : 백신과 공리주의(백신접종과 사회변화)

돈버는 직장인 2022. 1. 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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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잘못은 아무 잘못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 토마스 칼라일

우리나라는 2021년 초부터 백신접종을 시작하여 글 작성기준('21.12.22) 1차 접종 84%, 2차 접종 81%, 부스터샷 22%로 빠르게 접종속도를 높혀가고 있다. 필자도 부스터샷을 내년 1월초로 예약을 잡은만큼 대한민국 국민특유의 정서인 남에게 피해주지 말자는 공감대로 인해 부작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부스터샷까지의 접종률은 가속화가 될 것 같다. 다만 그럼 글로벌리하게 봤었을 때는 어떠한가? 아래의 그림을 봤을 때 한국은 미국 등 기타 주요국의 접종시기가 3~5개월 늦춰진 반면 현재까지의 접종률은 타국가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좀 더 디테일한 일자별 접종률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영상을 보시기 바란다.

 

분명 주요국들부터 백신접종을 시작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을까? 여기는 두가지 논점이 있다고 본다. 바로 의학적 공리주의와 백신불신 즉 백신반대운동이다.

 

 

1. 백신 반대운동

 

우선 백신불신의 경우에는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불안함 때문인 경우가 있다. 다만 이 경우는 우리나라 및 다른 국가들 모두 백신접종을 주저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또 하나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나오는 괴담들 때문에 해당 국가 국민들이 백신을 안 맞는다고 하는데, 이는 각종 뉴스와 얼마전 슈카월드에서도 다뤘던 소재들이다. 바로 "빌게이츠가 살포"라는 괴담인데 백신 반대 운동(Anti-Vaccination Movement)은 백신 및 예방접종을 해로이 보고 이에 반대하는 사회적 운동이다. 이러한 백신 반대론자들은 영어로 'Anti-Vaxxers'으로 불린다. 안아키와 마찬가지로 현대과학을 불신하는 대표적 사례이다.

 

백신 반대 운동이 퍼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유사과학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에 대한 무지와 불신, 음모론, 종교, 선동, 반자본-반기업정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특히, 현대 미국은 대형 제약회사들의 농간과 의료보험 문제로 인한 비싼 의료비 때문에 전반적으로 과학적, 제도적 권위에 대한 회의가 심각하고, 특히 건강 관련된 부분에서 더욱 그렇다. 요컨대 제약회사들의 횡포와 의료보험 문제로 인해 자신들이 비싼 의료비를 감당해야 하자 생긴, 본디 의료 시스템의 문제에 한정되어야 할 회의가 제약회사가 다루는 과학(백신), 미국의 문제 없는 제도(예방접종 권고 및 안내)에 대한 회의로까지 확장되는 확증 편향이 생기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생긴 과학적 권위에 대한 신뢰 상실이 예방접종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면에서도 발현되는 것이다. 그럼 미국인들 보기에도 괜찮은 의료 보험 시스템을 가지고 예방접종 효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난 다른 선진국의 예를 들어줌으로써, 백신이 효과는 미미하고 제약업계가 자신들의 돈을 최대한 쥐어짜려는 술수에 불과한 게 아니라는 것을, 즉 자신들이 겪는 문제의 원인이 백신이 아니라 그저 미국의 의료 시스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서 백신의 과학적 권위를 회복시키면 되겠지만, 보통 강대국 국민들의 경우 해외 사례보다는 국내 제도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크다.

현대 미국의 우익 진영에서는 '내 몸에 대한 정부의 침해'라고, 좌익 진영 쪽에서는 '거대 제약업계의 로비에 의한 강매'라고, 정치 스펙트럼 양 극단에서 같이 물어뜯는 게 백신 문제의 현실이다. 물론 이건 정치와 별개의 문제다. 또 아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시키지 않는 것이 무슨 대단한 체제에 대한 반항,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방식이라며 거만한 모습까지 보인다. '대체의학'이라는 이름 하에 철 지난 68혁명 시대에나 먹힐 법한 동양풍의 미신을 가지고 자녀들 백신 접종도 안 시키는 위험천만한 머저리들이 자신들의 모습은 돌아보지 않고, 똑같은 반지성주의인 창조설자나 기후변화 부인론자들을 보고 멍청하고 비과학적인 인간들이라고 비웃는 모습이 종종 나오는 것이 현대 미국의 안타까운 사회상이다. 음모론자 특유의 답 없는 순환논증은 여기서도 제대로 먹혀 들어가서, 실제로 홍역이나 코로나 19 같은 다른 질병 사태에 대해 지적하면 정부가 백신을 강요하려고 일부러 퍼뜨린 질병이라거나, 백신 때문에 생긴 질병이라는 등의 온갖 황당한 소리를 내뱉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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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만 20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19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없다는 비율이 60대에서 5.8%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다. 물론 고령층이 코로나-19에 워낙 취약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6.25 전쟁이 막 끝났을 때 어린이였을 이들 세대는 영유아 기초 접종의 혜택을 가장 처음으로 받은 세대로써 이들의 손윗 형제자매들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전염병으로 죽지 않은 가정이 없었을 정도였고, 백신의 효과를 가장 많이 체감한 세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들 세대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도 타 국가에 비해 매우 높다.

 

거대 제약회사 카르텔의 배를 불려주기 싫어서 안 맞는다는 주장도 말이 안 되는 게, 백신은 매년 변종을 고려하여 갱신해야 해서 일반적인 약품에 비해 유지비가 많이 필요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맞는 비용보다 병에 걸렸을 때 치료 과정에서 부담하는 약값과 각종 요법에 붙는 비용이 훨씬 많이 나온다. 오히려 저 음모론의 역발상으로 거대 제약회사 카르텔이 배를 불리기 위해 백신 반대 운동을 조장한다는 음모론도 가능할 정도이다. 그 정도로 터무니없는 이야기.

 

특별한 신체적 사유 없이 자녀의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아이를 병원체가 마음놓고 생존하고 변이할 수 있는 샬레로 만듦으로써 자신의 아이 뿐만 아니라 이미 접종을 받은 아이들도 돌파감염의 위험에 놓이게 하고, 그리고 특히 예방접종을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아이들까지 위험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정확히 집단면역과 반대되는 행위라 할 수 있겠다.

 

 

2. 의학적공리주의

 

의학에서 공리주의적 관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역이 바로 백신이다. 매우 낮은 확률의 중증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백신 접종 시의 이득이 손해보다 압도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기에 이를 대부분 받아들인다.

 

백신을 맞고 중증 후유증에 시달렸거나 시달리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제약사와 의료계, 그리고 정부 등에 "백신 접종 후 중증 부작용 확률이 아무리 극도로 낮다고 해도, 내가 거기에 걸리면 나의 입장에서는 그 확률이 100% 아닌가? 제약사, 의학계, 정부 말을 믿고 접종 받았는데 부작용을 겪고, 인과성이 없다는 이유로 적절한 보상도 받지 못하면 앞으로 누가 백신을 맞으려 하겠나?"라는 항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의학계 입장에서는 백신과 부작용 간의 인과 관계를 섣불리 인정할 수 없다. 섣불리 인정할 경우 추후 연구 결과 인과성이 없음이 확정되어도 섣부른 인정으로 인한 학계의 신뢰도 손상, 그로 인한 사후판단 편향의 확산으로 인한 백신 반대 운동의 확대 등 보상 시의 이득보다 손해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국에는 백신 산업의 붕괴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들이 대유행해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 수도 있다. 즉 이득은 한없이 0에 수렴한데 손해는 한없이 무한대이다.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해서 과학적 회의주의를 적극적으로 채택하며, 임상결과 등의 일관성 부족 등을 이유로 증거가 불충분하면 백신-부작용 간 인과성 가설을 기각하는 것이다. 순수과학적 측면의 의학에서, 사람의 죽음은 통계에 불과한 것이다. 문제는 의학이 깔고 있는 공리주의에서 사람 목숨을 숫자로 취급하는 관점 그 자체에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이 매우 어렵다. 이 문제는 이른바 '소수의 식별 가능한 생명 대 다수의 통계적 생명 문제'(Identifiable vs. Statistical Lives)라고 해서 오랜 시간 동안 토론과 논의가 이어졌지만 답이 안 나오는 문제이며, 나아가 논리적 오류를 범하기 쉬운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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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백신과 관련한 문제는 여러 연관성을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우선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하여 백신과의 '연관성'을 따져야 하고, '백신 피해'라는 하나의 관계가 실제로는 '수술로 인한 면역력 저하 상태에서 백신 접종 강행' 등으로 여러 관계가 얽혀 있었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발생한 피해가 백신 '자체'에 인한 것인지 아니면 백신 '프로세스'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게 따져야 한다. 이러한 전제 없이 백신 관련 문제에 접근하면 이 문제는 절대로 해결될 수 없으며, 오히려 백신 산업의 붕괴와 동시에 백신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만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성격을 생각하지 않은 채 섣부르게 인과성을 인정하고, 이후 잘못된 후속 조치가 이뤄져 한 나라의 백신 개발 역량을 붕괴시킨 사건이 있다. 1992년 12월 18일 일본의 도쿄고등법원은 1952~1974년 인플루엔자, 홍역, 볼거리 등의 백신을 접종한 자녀가 부작용으로 장애를 입거나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부모와 가족 160명이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을 명령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피해자 구제의 길을 열어준 획기적인 판결"이라는 여론에 밀려 상고를 포기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해당 판결 이후로 일본은 백신 의무접종을 폐지하였고, 이로 인해 백신 수요는 급감하였다. 수요가 급감하자 제약사들도 일제히 백신 사업에서 철수했고, 일본의 자국산 백신 개발 능력을 불구로 만들고 말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본이 백신 선진국 자리를 스스로 반납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인정되지 않은 현상까지도 부작용으로 인정한 판결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물론 실제 백신 산업의 직접적인 붕괴 원인은 의무접종의 폐지이지 백신으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구제까지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었고, 때문에 판결 이후에도 일본이 백신 접종 의무화는 유지하되 피해 보상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했다면 이런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백신 의무접종 폐지'라는 잘못된 선택을 하였고, 이로 인해 일본의 백신 개발 수준은 크게 후퇴하였다. 사실 일본의 백신 개발 능력이 뒤떨어진 것도 응고제에 에이즈균이 혼입되어 발생한 집단 감염 사건 이후 후생노동성이 지나치게 규제를 강화하고 허가를 안 내줘서이지, 당시의 에이즈 감염사태는 백신 '프로세스' 잘못이자 제약회사 및 담당기관의 잘못이 맞고, 그렇기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코로나 창궐과 같이 긴급한 사유가 인정되어서 우려가 있을 때에는 해당 백신들이 시험절차를 단축해서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접종할 수는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검증하면서 개발해야 하는 것은 질병이 창궐하든 말든 제약회사의 당연한 의무이다. 제약회사의 의무는 백신 '프로세스'에 해당되고, 그렇기에 언제든지 휴먼 에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법원은 이러한 문제를 따지지 않은 채 무작정 피해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이로 인해 백신 의무 접종을 폐지하는 중대한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이렇듯 관계의 불명확한 분할과 관계 혼동은 산업 전체를 대가로 하는 위험한 도박이며, 이는 비단 백신 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 다음편에 계속 -

 

<출처>
1. 나무위키 : 백신반대운동
https://namu.wiki/w/%EB%B0%B1%EC%8B%A0%20%EB%B0%98%EB%8C%80%20%EC%9A%B4%EB%8F%99

2. 나무위키 : 페스트 
https://namu.wiki/w/%ED%8E%98%EC%8A%A4%ED%8A%B8?from=%ED%9D%91%EC%82%AC%EB%B3%91

3. 나무위키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확산원인 
https://namu.wiki/w/%EC%BD%94%EB%A1%9C%EB%82%98%EB%B0%94%EC%9D%B4%EB%9F%AC%EC%8A%A4%EA%B0%90%EC%97%BC%EC%A6%9D-19/%ED%99%95%EC%82%B0%20%EC%9B%90%EC%9D%B8

4. 나무위키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https://namu.wiki/w/%EC%BD%94%EB%A1%9C%EB%82%98%EB%B0%94%EC%9D%B4%EB%9F%AC%EC%8A%A4%EA%B0%90%EC%97%BC%EC%A6%9D-19

5. 접종률관련 데이터 : our world in data https://ourworldindata.org/
6. 나무위키 : 백신 https://namu.wiki/w/%EB%B0%B1%EC%8B%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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